차량 공유 서비스, 자동차 제조업 못지않게 지구촌 경쟁 치열

Post date: May 16, 2016 1:48:23 PM

우버가 지배해 온 승차 공유 시장에 경쟁사들 속속 파고들어와

애플, 중국 내 우버 경쟁사에 10억 달러 투자해 새 영역 개척

GM, 미국 내 우버 경쟁사에 5억 달러 투자해 미래차 시험운행

등록: 2016-05-15 09:43  수정: 2016-05-15 11:16

 

(서울=포커스뉴스) 우버가 압도적 강자로 군림해 온 승차 공유(ride-sharing) 서비스 시장이 급속히 경쟁 체제로 바뀌면서 지구촌에 승차 공유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애플이 최근 우버의 중국 내 최대 경쟁사에 10억 달러를 투자키로 했으며,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는 미래 자동차 개발 전략 차원에서 우버의 미국 내 최대 경쟁사에 이미 5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렇듯 승차 공유 업종은 이제 서비스·하드웨어·소프트웨어·금융 같은 자체 사업기반에서 활동 영역을 확장해 전기차·자율주행차 같은 미래형 자동차의 개발까지 견인하고 있다. 

우버는 세계 곳곳에서 운수산업 규제당국에 맞서 싸우는 한편 자사의 운전자 100만 명을 다독거리느라 힘든 나날을 보내왔다. 그런 우버가 이제 세계 최대 컴퓨터 업체, 중국 최대 인터넷 회사, 그리고 거대 자동차 제조업체를 후원자로 둔 신생업체들과 정면 승부를 펼치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매일 1000만 번이 넘는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 최대 업체 디디 추싱은 애플에게서 현금 10억 달러를 추가 확보한 것에 더해 자국 내의 방대한 기술·마케팅 자원을 활용해 사용자를 확대하고 차세대 제품 개발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최소 50억 달러의 자금을 확보한 디디는 이미 중국 내 우버와 경쟁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디디는 세계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와 거대 인터넷 업체 텐센트 같은 중국 기업들을 동맹으로 확보했다. 이들 기업은 디디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할 계획이다. 디디의 서비스는 알리바바의 결제시스템인 알리페이, 텐센트의 메시징 서비스인 위챗과 결합돼 있다.

폰트 런던의 우버 운전자가 휴대전화의 우버 앱을 보여주고 있다.(Photo by Carl Court/Getty Images) 2016.05.15 ⓒ게티이미지/이매진스 photo@focus.kr

런던의 택시 운전사들이 2014년 6월 11일 런던 도심에 택시를 세워놓고 우버의 영업 행위에 항의하고 있다.(Photo by Dan Kitwood/Getty Images) 2016.05.15 ⓒ게티이미지/이매진스 photo@focus.kr

우버의 미국 내 최대 경쟁사인 리프트는 올해 초 GM으로부터 5억 달러를 투자 받았다. GM과 리프트는 내년 자율주행 전기차의 시험 운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트라비스 칼라닉 우버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트윗터에 그의 여자 친구가 애플 주식을 갖고 있어서 그의 경쟁업체에 그녀가 간접 투자한 셈이 됐다면서 ‘승차 공유 전쟁’ ‘대단히 고마워요 팀’이라는 해시태그를 올렸다. 후자(後者)의 ‘팀’은 애플 CEO 팀 쿡을 가리킨다.

주식발행과 기채(起債)로 100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으며 최근 기업가치가 625억 달러로 평가된 우버는 중국 검색업체 바이두에서 ‘타임스오브인디아’ 신문의 발행사인 베넷콜맨에 이르기까지 자체 글로벌 동맹 구축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들 두 동맹 업체 덕분에 우버는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과 인도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 도움을 받았으며 칼라닉은 투자자들에게 이 점을 강조해 왔다.

우버도 나름대로 자동차 자체의 혁신에 투자하고 있다. 애플에서 알파벳(구글 모기업)에 이르는 거대업체들이 자율주행차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는 가운데 우버는 세계적인 ICT(정보통신기술) 명문학교인 카네기멜론대학의 세계 정상급 로봇공학자 40명을 초빙해 이 대학 소재지인 피츠버그의 새 기술센터에서 자체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우버가 독자적으로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면 우버 경쟁사들은 갈수록 동맹을 맺고 있다. 디디는 지난해 리프트에 1억 달러를 투자해 국제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디디와 리프트는 양사의 앱을 통합해 중국인 방문자가 미국에서, 미국인 방문자가 중국에서 자동차를 호출할 수 있도록 했다.말레이시아의 ‘그랩택시’와 인도의 ‘올라’도 비슷한 서비스를 조만간 도입할 예정이다. 자동차를 둘러싼 경쟁은 제조에서 못지않게 승차 공유에서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송철복 국제전문위원 scottnearing@focu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