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자동차 표준 및 규정 개발

Post date: Oct 21, 2011 12:22:10 AM

표준(standard)과 규정(code)은 제품이 일정한 요구조건을 만족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 통일된 기술과 설계 사양 등 기준이 되는 틀을 제공하고, 기술을 구현하는 지침으로 활용된다. 이러한 표준과 규정에는 제품에 대한 성능 사양과 부품 호환, 안전성 등이 기재된다. 표준과 규정은 서로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지만, 양쪽 모두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언어로 기술되어야 한다. 규정이 반드시 만족해야 하는 요구조건을 기술하고 관할 당국에 의해 집행되는 것에 비해, 표준은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강제성은 없으나 규정에서 관련 표준을 준수하도록 함으로써 강제성을 획득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술표준원에 해당하는 국립표준기술원(NIST)이 상무부 산하기관으로 조직되어 있고, 국가적이고 사회적인 수요를 반영하는 잠재적인 혁신 기술에 대한 연구를 위해 컨소시엄에게 자금지원을 하는 기술 혁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NIST는 주로 기초기술 연구개발을 하면서 기술 표준에 대한 연구를 일부 수행한다. 하지만 표준화를 직접 주도하지는 않고 미국표준협회(ANSI)가 미국을 대표하여 표준화 활동을 수행하도록 표준화 업무를 위임하고 있다. ANSI는 민간 비영리 조직으로 민간부문의 자발적 표준화 시스템을 관리하고 조정하고 있으며, 미국의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자발적 합의표준과 적합성 평가 시스템을 발전시켜 왔다. 미국 표준화 체계는 민간부문 표준개발기관(SDO)을 적극 활용하는 상향식 표준화 방식을 채용하고 있으며, 표준개발 관련 진행과정 및 관련 정보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어 누구나 의견을 개진하면 합의를 위한 공적인 검토를 거친다.

미국의 자동차 분야 표준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 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에서 담당하여 표준화 활동을 하고 있으며, SAE 표준은 자동차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사실상 국제표준으로 통용되고 있다. 최근 친환경자동차 및 지능형자동차에 대한 기술개발이 가속화 됨에 따라 SAE에서도 관련된 표준을 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전기자동차에 대한 표준은 국제전기전자기술사협회(IEEE; Institute of Electrcial and Electronics Engineers)에서도 표준제정을 위한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의 주요 표준개발기관에는 AGA, API, ASHRAE, ASTM, ASME, CGA, DOT, FERC, GTI, ICC, NERC, NFPA, UL 등이 있다.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신재생에너지연구실(NREL)의 표준 그룹에 의하면 현재 미국의 전기자동차에 대한 표준제정 관련 기관은 자동차 분야와 충전인터페이스 분야, 충전스테이션 설치 분야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자동차 분야는 SAE에서 담당하고 있으며, 자동차와 충전기 인터페이스 분야는 IEEE, NFPA, SAE가 협력하는 형태로 구성돼 있다. 자동차 충전 스테이션의 설치는 NFPA, 충전 스테이션 부품 시험은 UL이 담당한다. 또한 NREL에서는 친환경 자동차에 적용 가능한 대체 연료를 바이오디젤, 천연가스, 전기, 에탄올, 수소, 프로판의 6개로 세분화하여 표준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NREL의 프로젝트는 문서 형식 개발, 자동차 표준 및 규정 개발 지원을 위한 연구 수행, 자동차 표준 및 규정 제정에 대한 웹 정보 생성의 3단계로 이루어지고 있다.

SAE에서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위원회에서 모터 자동차 협의회(Motor Vehicle Council)의 구동 시스템 그룹(Powertrain System Group)에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관련 표준 내용을 보고한다. 이 위원회에서 다루는 내용으로는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시스템의 안전성,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시스템과 구성부품의 성능을 확보하기 위한 시험 절차, 자동차 인터페이스와 사용성 요구조건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가시화됨에 따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에서 전기자동차 표준화 추진협의회를 통한 표준화 기반 조성과 전기자동차 분야의 국가 표준화 코디네이터 사업을 통하여 전기자동차 관련 표준의 제정을 서두르고 있다. 앞으로 관련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우리 기술을 반영한 국가 표준이 제정되고 이 표준이 국제 표준에 반영되어 전기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또한 규정을 제정할 때에도 미국과 같이 관련된 표준을 준수하도록 함으로써 표준의 활용을 극대화하여야 할 것이다.

국민대 정태용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