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르노삼성 `전기차 표준전쟁` 올해도 뜨겁다

Post date: Jan 25, 2012 4:46:23 AM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올해 현대차(005380) (236,000원 ▲ 4,000 +1.72%)그룹이 전기차 레이 EV를, 르노삼성이 SM3 Z.E를 출시하면서 표준전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전기차 분야는 국제 표준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 하지만 어떤 기술이 표준을 이끄느냐에 따라, 개발비용과 기간이 달라진다. 

24일 업계와 기술표준원에 따르면 르노삼성 등 주한유럽연합 상공회의소(이하 유럽상의)가 지난해 6월 한국 정부에 건의했던 `타입2 커넥터(7핀 구조)'의 한국산업규격(KS)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르노삼성측 요구는 한국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쓰는 '타입1 커넥터(5핀 구조)'만 쓰는데, 7핀도 KS로 고시해 사용을 제한하지 말아달라는 것. 당시 장 마리 위르띠제 르노삼성 전 사장(전 유럽상의 회장)이 대표적인 규제 개선 항목으로 언급했음에도 사실상 논의가 중단됐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완속충전에서 5핀 뿐 아니라 7핀 커넥터도 국제표준이 돼 KS 추진이 완전 중단된 것은 아니나 2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이 원하는 교류(AC) 급속충전 역시 논의가 안 되기는 마찬가지. 르노삼성은 표준화가 꼬이면서, 당장 제주도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에 투입되는 SM3 Z.E를 한국식(5핀 커넥터)으로 바꿨다.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전기차 배터리 교환소 사업도 당장은 힘들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20~30분쯤 걸리는 급속충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아예 주유소 같은 곳에서 충전된 배터리를 교환해주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표준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르노삼성 전기차 SM3 Z.E를 충전하는 모습. 르노삼성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올해 500대 판매하며, 연말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도 안심 못 해..콤보타입 PLC 급부상 그러나 현대차그룹이 채택하고 제주도 실증단지에 사용중인 5핀 커넥터나 직류(DC) 급속충전이 국제표준에서 대세인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전기차 개발이 늦어 국제표준 논의에서 한참 뒤쳐져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세계적인 표준 추세는 교류 220 볼트 완속충전 단자와 직류 380 볼트 급속충전 단자를 함께 쓰는 콤보 방식이며, 통신방식도 우리가 일본 것을 베껴 쓰고 있는 캔(CAN, Controller Area Network) 방식이 아니라 전력선통신(PLC, Power Line Communication) 방식이라는 것이다.

 

허훈 기술표준원 전기차 국가표준코디네이터(KAIST 교수)는 "현대차와 르노삼성의 충전단자와 급속충전 표준 갈등은 1년 이후 콤보타입 PLC로 수렴될 것"이라면서 "전기차는 표준화가 초기단계라 속히 표준특허를 확보해 기술선점 업체들의 무역 장벽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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